행성 이야기

만약 달이 사라진다면? 우리 행성에 벌어질 끔찍한 시나리오

별빛과 음악의 만남 2025. 7. 30. 10:51

어느 날 아침, 잠에서 깨어났을 때 밤하늘을 지키던 달이 감쪽같이 사라졌다고 상상해 봅시다. 밤이 조금 더 어두워지는 것 외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인류가 마주할 가장 끔찍한 재앙의 시작일 뿐입니다. 달은 단순한 밤하늘의 장식품이 아니라, 지구의 생명 시스템을 유지하는 핵심적인 파트너입니다. 만약 달이 사라진다면, 우리 행성에는 과연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요?

 

 

달이 없는 칠흑같은 밤하늘 상상도 (오직 별들만이 존재한다)

 

 

1. 고요한 바다, 죽음의 생태계

달이 사라진 후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변화는 바다에서 일어납니다. 밀물과 썰물이 거의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우리가 아는 조석 현상의 약 3분의 2는 달의 인력, 즉 기조력 때문에 발생합니다. 태양의 영향으로 미미한 파도는 남겠지만, 거대한 바닷물의 흐름은 멈추게 됩니다.

 

이는 해안 생태계에 직격탄을 날립니다. 갯벌에 사는 수많은 생물들은 서식지를 잃고 멸종할 것이며, 조류를 따라 이동하며 번식하던 해양 생물들의 생애 주기는 완전히 파괴됩니다. 더 큰 문제는 바다의 순환이 멈춘다는 점입니다. 조석 현상은 영양염류를 순환시키고 바닷물을 뒤섞어 산소를 공급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 흐름이 멈춘 바다는 거대한 호수처럼 정체되고, 깊은 곳부터 산소가 부족해져 '죽음의 구역(Dead Zone)'이 급격히 확산될 것입니다. 이는 해양 생태계 전체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2. 미쳐 날뛰는 사계절: 자전축의 요동

하지만 더 무서운 재앙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서서히 진행됩니다. 바로 지구의 자전축이 통제 불능 상태에 빠지는 것입니다. 현재 지구는 약 23.5도로 기울어진 채 안정적으로 자전하고 있으며, 이 덕분에 우리는 예측 가능한 사계절을 누릴 수 있습니다. 이 자전축을 팽이처럼 안정적으로 잡아주는 존재가 바로 달의 강력한 인력입니다.

 

만약 달이 사라진다면, 지구의 자전축은 수만 년에 걸쳐 0도에서 85도까지 극심하게 요동칠 것입니다. 자전축이 거의 수직으로 서는 날에는 적도 지방이 일 년 내내 불타는 듯이 뜨거워지고, 극지방은 영원한 겨울에 갇힙니다. 반대로 자전축이 거의 수평으로 눕는 날에는, 특정 지역이 몇 달 동안 계속 낮이거나 밤인 극단적인 상황이 펼쳐집니다. 이러한 예측 불가능한 대격변 속에서 안정적인 농업은 불가능하며, 인류를 포함한 대부분의 육상 생물은 생존을 위협받게 될 것입니다. 기후 변화라는 단어로는 설명이 부족한, 행성 전체의 대혼란이 찾아오는 것입니다.

 

 

3. 짧아진 하루와 칠흑 같은 어둠

달의 부재는 지구의 자전 속도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달은 기조력을 통해 지구의 자전 속도를 아주 조금씩 늦추는 브레이크 역할을 해왔습니다. 달이 사라지면 이 브레이크가 풀려 지구의 자전 속도는 점차 빨라질 것입니다. 하루는 지금의 24시간이 아닌, 8~12시간 수준으로 짧아질 수 있습니다. 이는 모든 생물의 생체 리듬을 교란시킬 뿐만 아니라, 더 강력한 폭풍과 허리케인을 유발할 것입니다.

 

물론, 밤은 지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어두워집니다. 달빛에 의지해 사냥하고 짝을 찾던 수많은 야행성 동물들은 생존에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입니다. 인류의 역사 속에서 무수한 영감과 신화의 원천이 되었던 은은한 달빛은 영원히 사라지고, 오직 별빛만이 차갑게 반짝이는 암흑의 시대가 도래할 것입니다.

 

우리는 달을 당연한 존재로 여기지만, 달의 영향은 이처럼 지구 생명 유지 시스템의 근간을 이루고 있습니다. 약 45억 년 전, 거대한 천체가 원시 지구와 충돌하여 달이 탄생했다는 거대충돌설은 어쩌면 우리 행성이 받은 가장 큰 축복이었을지 모릅니다. 오늘 밤, 달을 보며 우리를 지켜주는 이 고마운 동반자에게 조용한 감사를 보내보는 것은 어떨까요?